‘가정교사’(1963) 촬영에 들어가면서 신성일은 ‘아낌없이 주련다’(1962) 때와는 180도 다른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한다. 영화잡지 ‘스크린’에서 일본의 청춘 스타 이시하라 유지로의 스포츠머리를 접하고 강한 인상을 받았던 그는 극동흥업의 차태진 사장에게 “나 머리 깎습니다” 대뜸 말하고는 곧장 라이온스 호텔 1층의 이발소로 찾아가 그때까지의 긴 머리를 짧게 깎아버렸다.
한국 영화에서 배우가 처음으로 스포츠머리를 한 것이다. 다음날 그 모습을 본 김기덕 감독과 차 사장은 신성일의 변신에 흡족해하며 주인공 배역을 확정지었고, 영화는 대성공한다. 우수에 찬 표정을 지으면서도 두 눈을 번뜩이던 신성일의 캐릭터는 기성질서에 반항하는 젊은이의 우상이 되었고, 남자들 사이에서 스포츠머리가 일대 유행을 타 전국의 이발소에는 “신성일 머리로 해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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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8071958040583?did=PA&dtype=3&dtypecode=2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