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1은 내가막넣은것) [포토세상] 작고 예쁜 샛노란 산국(山菊)이 꽃망울을 확 터뜨렸다. 감나무 아래 흙에는 잘 익은 단감이 떨어져 주황색 물감으로 색칠을 해놓았다. 작살나무엔 진주구슬 같은 보랏빛 열매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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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

[포토세상] 작고 예쁜 샛노란 산국(山菊)이 꽃망울을 확 터뜨렸다. 감나무 아래 흙에는 잘 익은 단감이 떨어져 주황색 물감으로 색칠을 해놓았다. 작살나무엔 진주구슬 같은 보랏빛 열매가, 산..

오래된 노송과 향나무, 우물이 있는 혜곡 최순우기념관의 앞마당. 김재경 사진작가 제공


서울 성북구 성북동 최순우 옛집의 백미는 산나무와 들꽃이 심긴 자그마한 뒤뜰이다. 혜곡 최순우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결코 큰 덩치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뜰 앞 잔가지에 구슬진 영롱한 아침 이슬, 차분히 비에 젖은 낙엽, 서리 찬 겨울 달밤 빈 숲 잔가지에 쏟아지는 달빛의 미를 갈피갈피 느끼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즐거움”이라고 썼다.


사방탁자, 문갑 등 선비들이 쓰던 목가구가 놓여있는 혜곡의 방.



“최순우 옛집이 귀한 이유는 정원에 도토리나무가 있다는 겁니다. 원래 정원엔 비싸고 귀한 나무를 심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참나무를 잘 심지 않아요. 최 선생은 진달래 소나무 대나무 머위 벌개미취 옥잠화 같은 우리 산하에서 자라는 친근하고 소박한 나무와 꽃, 풀을 심고 키우며 정원을 즐기셨습니다.”

 
실제로 뒤뜰 가득히 노랗게 물들이는 들국화는 1960년대 초반 최 선생이 전남 강진에서 고려청자 가마터를 발굴할 때 길가에서 한두 그루 캐온 것이 퍼진 것이라고 한다. 매화나무는 1979년 도예가 노경조 씨가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 인사차 들렀을 때 최 선생과 함께 종로 화훼시장에서 사서 심은 것이다. 돌 하나, 나무 한 그루에도 사연이 가득하다. 

[자료출처 동아일보 원문보기]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1015/97875730/1